츠쿠바산 등산사진 기행문
마지막 수정 2020년 10월 30일 사진/글 류향화
◆산행일자: 2020년 10월18일(일)
◆산 행 지: 일본 100명산 이바라키켄 츠쿠바 뇨타이산(女体山), 해발 877m
◆주최단체: 천지회
가을은 사계절중 산행에 가장 적합한 계절이라고 한다. 뜨거운 여름이 지난간 자리를 시원한 가을바람으로 상큼하게 잊게 해주는 이 계절만의 매력이라고 할까 사람들은 왠지 밖으로 나아가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우리 천지회에서는 단체회원들간의 우의와 건강을 위한 취지로 동경에서 가까운 일본 100명산중의 하나인 츠쿠바산을 등산하게 되었다. 일년가까이 전세계를 뒤흔드는 지긋지긋한 바이러스와의 신경전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쌓인 피곤을 풀고자 많은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8:30~
아침일찍 천지회 여성회원들은 각자 간단한 점심 벤또(도시락)를 챙겨들고 아키하바라역(秋葉原) 8:30분 출발하는 츠쿠바(つくば)행 츠쿠바에쿠스프레스(つくばエクスプレス)열차에 몸을 실었다. 전날까지 비가 많이 내려 걱정했었는데 다행이 오늘따라 화창하게 개여 높고 푸른 하늘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열차는 서서히 도시를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창밖의 시골풍경이 눈을 즐겁게 해 주고 맑은 공기는 가슴을 확 틔게 해준다. 그동안 서로 만나지 못했던 아쉬운 얘기들과 사진타임으로 즐기는 사이에 열차는 어느덧 종착역에 도착했다.




► 9:15
츠쿠바역에 도착하니 현지에 계시는 회원님 두 분이 벌써 차로 대기하고 계셨다. 우리는 역앞에서 단체기념사진을 한장 남기고 산입구로 30분동안 차로 이동하게 되었다. 달리는 차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츠쿠바산 봉우리는 우리를 부르기라도 하듯 마냥 흥분된 심정이다.


10시쯤 우리가 탄 차는 등산입구에 도착하였다. 이동철회장님의 인사말씀과 안전에 대해서 특별히 강조하셨고, 호림선생님이 등산코스와 하루 일정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그 외 의료담당 이향숙씨와 프로급 산행인 강은희씨의 고치하에 우리는 간단히 몸을 풀고 등산준비를 끝냈다.
자~ 드디여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11:00 ~
첫 번째 코스인 츠쿠바진자(筑波山神社)에 도착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등산입구에서부터 가파로운 계단이다. 나도 모르게 “아이고, 다리야~” 소리가 나온다. 일상생활에서 몰랐던 운동량 부족을 이번에 알게 되어 다행이다. 20분 정도 계단을 올라와, 오늘의 첫 등산코스인 츠구바산 진자(つくば神社)에 도착했다. 일본에는 크고작은 진자가 참 많다. 그중에도 츠쿠바산 진자는 유명한 진자이며 인기 등산코스이기도 하다.




코러나 영향때문인지 아니면 연속내린 비때문인지 좋은 날씨임에도 츠쿠바산 진자안은 그렇게 붐비지 않았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순서대로 소원을 빌고 있었다. 나도 자연스럽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안전등산을 위하여 두 손 모아 소원을 빌었다. 우리는 진자앞에서 기념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등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아직 몇 발짝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끝이 안 보이는 돌계단 앞에 서니 벌써 숨이 막힌다. 어느 정도 산흙길도 있고 등산이 쉬울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큰 오산이였다. 커다란 바위 같은 돌은 여기저기 장애물처럼 놓여 있고 나무 숲 사이로 걷고 있으면 깊은 산속을 걷은 느낌이었다.
그런 험악한 길 아닌 길을 한참걷고 나니 숨이 턱에 닿는듯 헉헉…호흡 조절이 없이는 한 발짝도 음직일 수 없었다. 가다가 포기하지 않을까 의심할 정도였다. 혹시라도 잠간 숨돌릴수 있는 평지라도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몇 번을 위를 쳐다 봐도 상상속에 지상락원은 아니였다. 특히 좁은 등산길에서는 등산객이나 하산객이 한쪽이 기다려 줘야 하는데 다행이 하산하는 사람들이 친절히 양보해 주어 인상적이었다.





등산을 해보면 지름길은 따로 없다. 만들어진 길을 정처없이 따라 걷거나 없은길을 억지로 위험을 무릅쓰거나…가쁜 숨을 헐떡이며 찐한 염분 가득한 땀방울은 어느새 폭우를 뒤집어 쓰듯 머리로부터 전신을 흠뻑 적신다. 이때 만큼은 마음 한구석에 등산을 포기하고 되돌아 가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아 있었다.






등산의 즐거움이 이런 것일까? 내 몸이 서서히 등산에 적응해 가고 내 마음을 바꾸고 있었다.
지금 흘리고 있는 땀은 그 동안 운동부족으로 쌓인 노폐물 배출과 체온유지를 위한것이라 생각하면서 대 자연이 주는 진실함과 함부로 아름다운 그 자체를 만끽하기도 한다.
아직 붉게 물든 단풍까지 조금은 이른, 푸른 녹음을 탈색하고 있는 제멋대로 색상을 뽐내는 그 표현이 어색하지만 있는 그 대로이기에 아름답기만 했다.





►13:00~
두 번째 코스인 전망대(展望台)에 도착
산행의 즐거움이라면 산에서 먹은 정심식사라고 할 수 있다. 맛집에서 먹은 음식과 달리 산위에서 먹은 벤또(도시락)은 완전 꿀맛이다. 반찬은 아침일찍 출발하다보니 모두 심플하고 먹기 편한 오니기리(주먹밥)과 과일들이다. 음식과 맥주로 갈증난 목을 달래고 나니 힘들었던 기억은 다 잊혀진다.
산을 오를 때 흘린 땀에 후끈후끈 달아 올랐던 몸은 서서히 가을바람에 식어 가고 약간은 한기를 느낀다. 이동철회장은 특히 여성들을 위하여 따끈따끈한 메밀국수를 주문해 주었다.









►15:00~
세 번째 코스인 뇨타이산 (女体山)에 도착
가파로운 산을 오르는 동안 다소 힘들고 험난한 순간은 어느덧 추억의 한순간으로 지났다. 식사후 우리는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뇨타이산 정상을 향해 계속 등산을 하였다. 정상에 올라와 보니 “야호~ 멋지다~” 소리가 나온다. 정상에 다다르니 시원한 바람과 내려다 보이는 츠쿠바켄 경치가 너무 아름답다.





►16:00~
최고봉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예정된 시간을 조금 지나 케블카로 하산을 서둘렀다. 케이블 차창밖으로 보이는 츠쿠바산 풍경 또한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 산을 오를때와 달리 저녁노을에 물든 모습으로 자연현상 그대로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17:00
하산후 일행은 미리 예약된 온천에서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싹 풀어 버렸다.



뒤풀이로 매력적인 츠쿠바 지방특산물 요리와 맥주 한잔으로 즐거운 츠쿠바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집으로 향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가을과 함께 타오르는 열정으로 달아 있었다. 가을도 아마 이렇게 무러익어 가는가 보다.